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고창석, 한국 영화의 뿌리 같은 배우

by 도도파파1120 2025. 11. 11.

고창석은 이름보다 얼굴이 먼저 기억되는 배우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종횡무진하며 수많은 작품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그는, ‘조연의 힘’을 증명해낸 대표적인 인물이다. 유쾌함과 비애, 순수함과 날카로움을 모두 품을 수 있는 배우, 고창석. 그의 연기 인생을 따라가다 보면, 한국 영화와 드라마가 왜 그를 놓지 못하는지 알게 된다.

출처-나무위키

1. 연극판에서 시작된 묵직한 뿌리

고창석은 1990년대 중반까지 부산에서 연극 무대에 서며 연기력을 다져왔다. 상업 영화보다는 무대에서의 진지한 작품 활동을 중시했고, 이는 그만의 단단한 기본기로 이어졌다. 부산 출신답게 지역색이 짙은 작품에 자주 출연했고, 부산국제연극제 등에서도 활약하며 독특한 존재감을 인정받았다. 이후 서울로 올라와 스크린 데뷔를 하게 된 것은 2000년대 초. 이름 없는 단역부터 시작해 작은 배역에서도 눈에 띄는 연기로 주목받기 시작한 그는, 결국 2006년 영화 ‘즐거운 인생’에서 뚝심 있는 밴드 드러머 ‘형욱’ 역으로 대중에게 확실히 각인된다. 이 시점부터 고창석은 ‘어디서 많이 본 얼굴’에서 ‘이 배우 때문에 본다’는 말을 듣는 배우로 변모한다. 그의 연기에는 늘 무대에서 다져온 현실감과 몰입감이 배어 있다. 그것은 훈련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라, 시간과 고민의 흔적이다.

2. 장르를 넘나드는 고창석의 대표작들

고창석은 하나의 장르에 갇히지 않는다. 오히려 장르가 바뀔수록 그의 존재감은 더욱 빛난다. 영화 ‘7번방의 선물’에서는 지적장애를 가진 아버지를 도와주는 따뜻한 캐릭터로 등장해, 영화의 중심 감정을 조율했고, ‘국제시장’에서는 산업화 시대를 살아낸 평범한 가장의 모습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해운대’, ‘범죄와의 전쟁’, ‘명량’, ‘암살’ 등의 대작에서도 중요한 조연으로 활약하며, 관객의 몰입도를 높이는 연기적 균형추 역할을 해왔다. 드라마에서도 그의 존재감은 유효하다. ‘응답하라 1997’, ‘응답하라 1994’, ‘기황후’, ‘호텔 델루나’ 등 다양한 시대극과 현대극을 넘나들며 매번 다른 인물로 변신했다. 고창석의 강점은 현실적인 캐릭터의 깊이를 짚어내는 능력이다. 슬픔을 감출 줄 알고, 웃음을 억지로 만들지 않는다. 그래서 그의 연기는 늘 사람 냄새가 난다.

3. 감정의 결을 아는 배우, 고창석

고창석의 연기는 감정을 ‘끌어낸다’기보다, 감정이 ‘스며들게’ 만든다. 그는 대사를 치기 전, 호흡과 표정, 리듬을 먼저 만드는 배우다. 그래서 짧은 분량에도 관객은 그의 감정을 따라가게 된다. 그는 슬픔을 과장하지 않고, 기쁨도 억지로 그리지 않는다. 이런 절제된 감정 표현은 오히려 큰 울림을 만들어낸다. 실제로 관객들은 고창석이 등장하는 장면에서 눈물을 흘리거나, 따뜻한 위로를 받았다는 반응을 자주 남긴다. 그는 ‘조연’의 위치를 벗어나지 않지만, 때때로 극 전체를 지탱하는 축이 되기도 한다. 이런 연기는 오랜 시간 무대와 현장을 누빈 사람만이 가능한 것이다. 고창석은 외모나 목소리에 의존하지 않고, 진심으로 캐릭터를 사는 배우다. 그래서 관객은 그의 연기에서 ‘익숙함’이 아니라 ‘신뢰’를 느낀다.

4. 지금의 고창석, 그리고 앞으로의 고창석

최근 고창석은 영화와 드라마는 물론, 예능과 사회적 활동에도 참여하며 보다 넓은 무대로 활동 중이다. ‘범죄도시’ 시리즈, ‘비공식작전’, ‘멍뭉이’ 등에서 그는 특유의 유쾌함과 따뜻함을 유지하면서도, 점점 더 깊은 감정선을 드러내고 있다. 또한 그는 연극 무대로의 복귀도 준비 중이며, 후배 양성을 위한 활동도 꾸준히 병행하고 있다. 고창석은 언제나 자신을 돋보이게 하기보다는, 작품이 잘 되게 하는 배우다. 그리고 그런 연기는 시간이 갈수록 더 귀해진다. 앞으로도 그는 크고 작은 배역에서, 현실 속 누군가를 닮은 인물로 관객과 계속 만나게 될 것이다. 고창석은 눈에 띄지 않지만 빠지면 허전한, 영화의 뿌리 같은 배우다. 그리고 그 뿌리는 지금도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