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성균은 언뜻 평범해 보이지만, 한 번 등장하면 그 장면을 기억에 남기게 만드는 힘을 가진 배우다. 강렬한 악역부터 소탈한 아버지, 따뜻한 친구, 겁 많은 소시민까지 — 그는 다양한 인물을 자연스럽게, 그리고 진심으로 설득해내는 연기의 장인이다. 무대에서 시작해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들며 연기의 스펙트럼을 넓혀온 김성균. 지금도 그는 묵묵히, 그러나 분명히 자신의 길을 걷고 있다.

1. 늦은 데뷔, 그러나 깊이 있는 시작
김성균은 비교적 늦은 나이인 서른 즈음에 본격적인 스크린 활동을 시작했다. 그 전까지는 주로 연극 무대에서 연기력을 다져온 연기자였고, 서울예술대학 연극과를 졸업한 후 오랜 무명 시절을 거쳤다. 그가 대중에게 처음 강렬한 인상을 남긴 건 영화 《범죄와의 전쟁》이다. 극 중 잔혹하고 잔인한 조폭 캐릭터를 맡아 관객에게 깊은 충격을 안겼고, ‘도대체 저 배우 누구야?’라는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신스틸러로 급부상했다. 이후 그는 《이웃사람》,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 등에서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초기에는 주로 강한 악역 캐릭터를 소화했다. 하지만 김성균은 이에 머무르지 않았다. 그는 이후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폭넓은 캐릭터 소화력과 감정 연기의 힘을 입증하게 된다.
2. 드라마 속 김성균, 사람 냄새 나는 연기의 진가
김성균은 드라마에서 사람 냄새 나는 캐릭터로 대중에게 사랑을 받았다. 특히 《응답하라 1994》의 ‘삼천포’ 역할은 그의 인생 캐릭터 중 하나다. 사투리, 코믹함, 순수한 사랑, 친구와의 우정 등 다양한 감정을 어색함 없이 자연스럽게 표현하며 시청자의 몰입을 이끌었다. 이후 《응답하라 1988》에서는 다둥이 아빠 ‘성동일’의 친구이자 자상하고 조금은 허당끼 있는 아버지로 등장해 현실적인 가족의 모습을 보여주며 또 한 번 호평을 받았다. 김성균의 연기는 극적인 사건 없이도 감정을 전달하는 힘이 있다. 누구나 일상에서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인물을, 위화감 없이 표현해낼 수 있는 그만의 생활 연기는 다양한 드라마에서 신뢰받는 이유다.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D.P.》, 《법쩐》, 《이로운 사기》 등 다양한 장르에서도 그는 캐릭터에 녹아들어, 드라마의 톤을 맞추고 분위기를 이끄는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3. 영화 속 김성균, 변화무쌍한 얼굴
영화 속 김성균은 연기의 확장성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앞서 언급한 악역 외에도 그는 《명량》, 《기생충》, 《택시운전사》, 《말모이》, 《범죄도시》 등 굵직한 상업영화와 의미 있는 독립영화에 고르게 출연하며 작품에 맞춰 자신의 존재감을 조절할 줄 아는 배우라는 인상을 남겼다. 특히 《기생충》에서는 평범한 가정의 아버지지만 빈곤의 벽 앞에서 복잡한 감정을 품는 인물을 절제된 연기로 표현했다. 봉준호 감독은 그를 두고 “대사가 없을 때 더 빛나는 배우”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김성균의 연기가 얼마나 정서적 밀도와 현실감을 중심으로 움직이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또한 그는 《거룩한 계보》, 《핸섬가이즈》, 《더 와일드》 등 다양한 장르를 통해 액션, 코믹, 드라마, 느와르까지 자유자재로 넘나들고 있다. 그의 얼굴은 캐릭터에 따라 익숙하면서도 매번 새롭다.
4. 지금의 김성균, 배우로 살아가는 자세
2020년대에 들어서도 김성균은 꾸준히 활동 중이다. 드라마, 영화, OTT 플랫폼까지 영역을 넓히며 대중성과 작품성을 모두 잡는 중이다. 넷플릭스의 《D.P.》 시리즈에서 그는 조직 안에서 고뇌하는 인물을,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에서는 실존 프로파일러 캐릭터를 바탕으로 절제된 감정선을 보여줬다. 그리고 2023년 이후에도 《이로운 사기》, 《택배기사》, 《거룩한 계보》 등에 출연하면서 장르 불문 자신만의 연기 결을 유지하고 있다. 김성균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배우는 아니지만, 그가 없는 드라마나 영화는 어딘가 허전할 정도로 중요한 존재다. 그는 인터뷰에서 “내가 연기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이 사람이 왜 이 말을 했는가’에 대한 이유를 찾아내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 한 문장은 김성균이라는 배우가 왜 믿음을 주는지를 정확히 보여준다. 앞으로도 그는 지나칠 수 없는 인물, 기억에 남는 연기로 우리 곁에서 긴 호흡으로 함께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