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일은 1991년 MBC 공채 탤런트로 데뷔해 현재까지 30년 넘게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를 확고히 만든 중견 배우다. 시트콤 《순풍산부인과》에서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뒤, 드라마와 영화, 예능까지 폭넓은 활약을 이어왔다. 그의 연기는 늘 사람 냄새가 나고, 거짓이 없다. 때로는 무뚝뚝한 아버지, 때로는 웃긴 조연, 때로는 서늘한 악역까지, 그 어떤 역할이든 '진짜 사람'처럼 만들어낸다. 이 글에서는 성동일이라는 배우가 어떻게 대중의 사랑을 받게 되었는지, 그 긴 여정과 현재의 위치를 함께 되짚어본다.

1. 10년의 무명 끝, '짝꿍'으로 날아오르다
성동일은 1967년생으로, 1991년 MBC 10기 공채 탤런트로 연예계에 발을 디뎠다. 하지만 데뷔 이후 10년 가까이 작은 단역과 조연을 전전하며 무명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 전환점이 된 작품이 바로 1999년 시트콤 《순풍산부인과》다. 극 중 '성동일'이라는 이름 그대로 의사 ‘짝꿍’ 역할을 맡아 독특한 말투와 표정 연기로 큰 인기를 얻었다. 이후에도 그는 코미디 배우로만 남지 않았다.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며 연기의 폭을 넓혔고, 자신만의 색깔을 구축해나갔다. 시청자에게는 친근하고 익숙한 얼굴이 되었고, 동료 배우들 사이에서는 연기 내공이 깊은 배우로 인정받았다.
2. 악역부터 아버지까지, '생활 연기'의 표본
성동일의 진짜 연기력이 빛나기 시작한 건 코미디에서 벗어나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에서 조연으로 자리 잡으면서부터다. 2008년 영화 《추격자》에서 잔혹한 살인 사건을 담당하는 경찰 역으로 차가운 현실감을 전달했고, 2010년 영화 《방자전》에서는 감칠맛 나는 조연으로 활약했다. 이후 《국가대표》, 《탐정: 더 비기닝》, 《미녀는 괴로워》 등 흥행 영화마다 등장해, 이름만 봐도 기대감을 주는 배우로 자리 잡았다. 드라마에서는 tvN 《응답하라》 시리즈를 통해 ‘현실 아버지’의 전형을 그려내며 온 세대의 공감과 눈물을 이끌었다. 특히 《응답하라 1988》에서 보인 무뚝뚝하지만 따뜻한 부성애는 극의 핵심 감정을 이끄는 큰 축이었다. 그는 인터뷰에서 “연기는 어렵다. 매 작품이 내 인생처럼 느껴진다”고 말한 적 있다. 이 진심이 그의 캐릭터를 살아 숨 쉬게 만든다.
3. 예능에서 드러난 진짜 성동일
성동일은 연기뿐 아니라 예능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아빠! 어디가?》 시즌 1에 아들 성준과 함께 출연하면서 ‘진짜 아빠’로서의 모습이 전 국민에게 공개됐다. 카리스마 넘치는 배우 성동일이 아이 앞에서는 한없이 자상하고 서툰 아버지로 때로는 혼내고, 때로는 반성하며 가족의 진짜 의미를 되새기게 한 출연이었다. 예능을 통해 보여준 그의 인간적인 모습은 이후 연기 활동에도 큰 영향을 줬다. '성동일이 나오는 작품은 뭔가 마음이 따뜻해질 것 같다'는 대중의 신뢰는 이 시기 더욱 단단해졌다. 그는 《삼시세끼》, 《바퀴 달린 집》 등 다양한 리얼리티 예능에서도 꾸밈없는 인간미로 프로그램의 분위기를 이끌었다.
4. 지금의 성동일, 그리고 앞으로의 기대
성동일은 현재까지도 매년 여러 편의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2020년 영화 《담보》에서는 채무자의 딸을 담보로 삼았다가 진짜 아빠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 인물로 등장, 관객들에게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같은 해 방영된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에서는 문영의 아버지이자 사이코패스 살인마로 등장, 섬뜩하고 깊은 내면 연기로 다시금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 2023년 이후에도 드라마 《한 사람만》, 영화 《귀공자》 등에 출연하며 여전히 각기 다른 장르에서 역할을 소화하는 배우로 존재감을 빛내고 있다. 성동일은 그 어떤 역할도 피하지 않는다. 코믹도, 드라마도, 스릴러도, 휴먼도 모두 그의 얼굴 안에서 살아 숨쉰다. 그리고 그 연기에는 언제나 삶을 진하게 살아온 사람만이 낼 수 있는 깊이가 있다. 앞으로도 우리는 성동일이라는 배우의 또 다른 얼굴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