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어쩔 수 없다' 로 돌아온 대한민국 대표 감독 박찬욱 의 이야기

by 도도파파1120 2025. 9. 30.

2025년, 박찬욱 감독이 신작 <어쩔 수 없다>로 돌아오며 한국 영화계는 다시 한번 ‘감독 박찬욱’의 저력을 체감하게 되었습니다. <복수는 나의 것>, <올드보이>, <박쥐>, <아가씨>, <헤어질 결심> 등으로 잘 알려진 그는, 장르를 해체하고 인간의 내면을 해부하는 연출로 국내외 영화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겨왔습니다. <어쩔 수 없다>는 박찬욱의 복수 테마가 다시 한번 전면에 등장하면서도, 한층 더 성숙하고 절제된 방식으로 풀어낸 작품입니다. 본 글에서는 그의 복귀작 <어쩔 수 없다>를 중심으로 박찬욱 감독의 연출 세계, 영화 속 상징, 해외 반응, 봉준호 감독과의 비교, 그리고 초기작부터 현재까지의 진화 과정까지 함께 분석합니다.

 

출처-나무위키

<어쩔 수 없다>, 박찬욱 복수 4부작의 정점인가?

박찬욱 감독의 이름이 한국을 넘어 세계적으로 알려진 계기는 단연 ‘복수 3부작’ 덕분이었습니다. <복수는 나의 것>(2002), <올드보이>(2003), <친절한 금자씨>(2005)는 단순한 폭력이나 감정 배설의 복수가 아닌, 복수하는 자의 내면, 윤리적 질문, 사회 구조적 맥락 등을 복합적으로 담아내며 ‘복수극’이라는 장르의 수준을 한층 끌어올린 걸작으로 평가받았습니다. 이러한 전작들과 궤를 같이하면서도 차별화된 연출을 보여주는 작품이 바로 2025년의 <어쩔 수 없다>입니다.

이 작품은 박찬욱 감독이 20여 년 간 축적한 연출 경험과 세계관을 집약한 듯한 정제된 톤을 보여줍니다. 영화는 한기주(이병헌)와 정은하(손예진)의 과거와 현재를 교차하며 진행되는데, 두 사람 모두 복수의 동기를 품고 있음에도 어느 누구도 명확하게 선과 악으로 구분되지 않습니다. 즉, 이 영화는 “복수가 정당한가?”가 아니라 “우리는 왜 복수를 선택하는가?”, “그 감정은 어디서 비롯되었는가?”를 묻습니다. 폭력은 전면에 드러나지 않지만, 인물의 표정과 호흡, 정적인 카메라 안에서 감정의 파열이 일어납니다. 이는 박찬욱 감독이 자신의 세계관을 더욱 미니멀하게, 그러나 더 깊이 있게 다루기 시작했음을 의미합니다.

한국과 해외에서 본 박찬욱의 위상

박찬욱은 한국 영화계 내부에서는 늘 ‘작가주의 감독’으로 분류되어 왔습니다. 흥행과 비평 사이를 유연하게 넘나드는 몇 안 되는 감독 중 하나이며, 그의 영화는 항상 기획 단계부터 “박찬욱스러운가?”를 기준으로 평가받곤 합니다. <올드보이>는 국내에서도 성공했지만, 2004년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 수상을 통해 국제적으로도 그의 명성을 확고히 했습니다. 이후 <박쥐>(2009)와 <아가씨>(2016)는 각각 칸과 런던에서 상을 받으며, “칸이 사랑하는 감독”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유럽 비평계에서 높은 신뢰를 얻고 있습니다.

이번 <어쩔 수 없다> 역시 2024년 베니스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되어 세계 최초 상영되었고, 상영 직후 10분간 기립 박수를 받으며 화제를 모았습니다. 프랑스 ‘르몽드’는 “동양적 정서와 서양적 연출이 완벽히 결합된 작품”, 미국 ‘인디와이어’는 “박찬욱의 가장 통제된 감정 연출이자 철학적 복수극”이라 평가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한국 관객은 감정선과 인물의 드라마에 집중하는 반면, 유럽 평론가는 구조와 시각적 상징, 연출적 아이디어에 더 열광한다는 점입니다. 이처럼 박찬욱은 국가와 문화를 초월해 다층적인 해석이 가능한 감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박찬욱 영화의 상징과 주제 해석

박찬욱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은 “한 컷도 낭비 없이 설계된다”는 점입니다. 그의 영화에는 단순히 예쁜 화면, 멋진 구도가 아니라, 철저하게 기획된 상징의 언어가 숨어 있습니다. <어쩔 수 없다>에서도 이 상징은 보다 절제되었지만, 핵심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장치로 활용됩니다.

대표적인 장면은 거울 앞에서의 독백입니다. 거울은 그 자체로 ‘자기 반성’과 ‘분열된 자아’를 상징하며, 이 장면에서 인물은 복수라는 감정에 스스로 정당성을 부여하는 동시에, 내면의 죄책감과 도덕적 위선을 자각하게 됩니다. 또 다른 상징은 영화 전반에 흐르는 ‘비’입니다. 이는 인물들의 불안정한 심리 상태를 시각화하는 동시에, 죄를 씻고 싶은 무의식적 욕망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또한 박찬욱은 대사의 절제를 통해 관객에게 해석의 여지를 줍니다. 말이 아닌 ‘정적’, ‘시선’, ‘미세한 손짓’이 캐릭터의 감정을 대변하며, 관객이 그 인물의 내면을 읽어내는 ‘참여자’로 작용하게 만듭니다. 이는 영화적 체험을 단순한 감상이 아닌 지적 탐험의 장으로 확장시키는 박찬욱 특유의 서사 전략이라 할 수 있습니다.

봉준호와 박찬욱, 무엇이 다른가?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양대 산맥이라 할 수 있는 박찬욱과 봉준호 감독은 자주 비교되곤 합니다. 두 사람 모두 세계 3대 영화제를 석권했으며, 국제적인 팬층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적 성향은 극명하게 갈립니다.

구분 박찬욱 봉준호
핵심 장르 복수극, 심리극, 서스펜스 사회풍자, 장르 혼합, 블랙코미디
연출 스타일 미장센 중심, 감정의 층위 강조 이야기 중심, 사회적 메시지 강조
대표작 <올드보이>, <아가씨>, <어쩔 수 없다> <기생충>, <마더>, <괴물>
관객 체험 감정적 몰입과 미학적 체험 서사적 몰입과 문제의식 자극

박찬욱은 감정과 스타일의 감독입니다. 그는 구조보다 감정, 메시지보다 미장센을 앞세우며, 한 장면 한 장면이 회화처럼 구성됩니다. 이에 반해 봉준호는 구조와 서사의 감독입니다. 그는 하나의 장면이 전체 이야기 구조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치밀하게 계산하고, 종종 사회 비판과 인간 심리를 블랙코미디로 포장해 전달합니다.

예를 들어, 박찬욱의 <어쩔 수 없다>는 복수 이후의 공허함과 죄책감을 극도로 조용한 방식으로 풀어내며, 인물의 시선과 침묵 속에서 드러나는 감정의 미세한 결을 강조합니다. 반면 봉준호의 <기생충>은 계급 문제를 비극과 희극이 공존하는 구조로 전개하며, 관객에게 보다 직접적으로 사회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복수는 나의 것>부터 <어쩔 수 없다>까지: 박찬욱의 진화

박찬욱 감독의 연출 세계는 꾸준히 진화해왔습니다. 초기작은 감정의 폭발에 집중했고, 중기에는 감정의 아름다움과 잔혹함의 공존, 최근에는 감정의 절제와 인간 심연의 탐색으로 넘어왔습니다. 특히 <어쩔 수 없다>는 박찬욱 감독이 그간 구축해 온 연출 철학의 총합이자, 새로운 국면의 시작으로 평가받습니다.

그는 이제 더 이상 카메라의 회전, 잔혹한 폭력, 극단적 반전 등에 의존하지 않습니다. 대신 인물 간 대면, 침묵 속의 긴장, 철학적 질문으로 관객을 스크린에 붙잡아두고, 해석할 수밖에 없는 공간을 만들어냅니다. 박찬욱은 단순히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영화를 통해 관객에게 윤리적 불편함과 감정의 울림을 동시에 남깁니다.

결국 <어쩔 수 없다>는 박찬욱의 영화적 진화가 만들어낸 결과물이자, 한국 영화계가 가진 상상력과 미학의 정점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박찬욱 감독은 <어쩔 수 없다>를 통해 ‘복수’라는 오래된 주제를 새로운 방식으로 재해석하며, 철학적 깊이와 감정적 울림을 동시에 전하는 예술영화를 만들어냈습니다. 그의 영화는 감상에 그치지 않고, 해석하고 탐색하고 질문하게 만드는 ‘참여형 시네마’입니다. 국내외에서 지속적으로 인정받는 박찬욱 감독의 연출 세계를 보다 깊이 이해하고 싶다면, 이번 작품은 반드시 봐야 할 작품입니다. 단순한 복귀작이 아닌, 박찬욱이라는 장르의 진화형 선언인 <어쩔 수 없다>를 직접 경험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