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철수는 화면에 등장하는 순간, 시선을 붙잡는 배우다. 화려한 외모도, 주인공의 역할도 아니지만 그의 연기는 짧은 시간 안에 감정을 설득하고, 인물을 생생하게 기억에 남긴다. 《사랑의 불시착》, 《사랑이라 말해요》, 《빈센조》, 《지금 우리 학교는》 등 다양한 작품에서 ‘아, 이 배우!’라는 반응을 끌어내며 그는 조연 이상의 존재감으로 자리 잡았다. 임철수는 단순한 개그 캐릭터가 아니라, 현실 속에서 튀어나온 듯한 진짜 인물을 창조하는 배우다.
1. 연극 무대에서 시작된 진짜 연기
임철수는 서울예술대학교 연극과 출신으로, 오랜 시간 연극 무대에서 연기 내공을 쌓아온 배우다. 스크립트에만 의존하지 않고, 매 장면마다 감정을 살아 있는 언어로 풀어내는 연극의 문법은 그의 드라마 연기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임철수의 연기는 작은 표정, 짧은 대사, 몸짓 하나에서도 ‘이 인물은 살아 있다’는 믿음을 준다. 그가 처음 드라마에 등장했을 때 단역임에도 불구하고 강한 인상을 남긴 이유는 바로 무대에서 다져진 생생한 감정 전달 능력 덕분이다. 카메라 앞에서도 무너지지 않는 몰입력과 리듬감, 이것이 바로 임철수가 시청자들에게 강하게 각인된 이유다.
2. 《사랑의 불시착》으로 터진 존재감
임철수는 2019~2020년 방영된 tvN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서 북한 병사 ‘박광범’ 역을 맡아 코믹하면서도 인간적인 캐릭터로 큰 인기를 얻었다. 특히, 극 중 다소 과장된 듯한 억양과 말투, 과장된 제스처는 오히려 극의 분위기를 살리며 극 중 리듬과 텐션을 책임지는 역할을 했다. 이 역할은 그에게 "그 배우 누구야?"라는 대중적 관심을 끌어오는 계기가 되었고, ‘신스틸러’라는 수식어도 따라붙었다. 하지만 그는 단순히 웃음을 주는 배우가 아니다. 희극 속에도 인간적인 정서를 담을 줄 아는 연기자였기에, 광범이라는 캐릭터는 ‘재미’ 그 이상의 여운을 남겼다.
3.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유연한 배우
임철수는 이후 다양한 드라마에서 장르를 가리지 않고 존재감을 드러냈다. 《빈센조》에서는 재치 있는 비서 ‘소동범’ 역으로 무거운 분위기의 드라마 속 유쾌한 활력을 불어넣었고, 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에서는 생존의 긴장감을 더하며 완전히 다른 얼굴을 보여줬다. 2023년 방영된 《사랑이라 말해요》에서는 서브 캐릭터 이상의 감정선을 소화하며 ‘감정을 연결하는 조연’으로서의 깊이를 더해갔다. 임철수의 연기는 단순히 웃기거나 튀는 것을 넘어서, 이야기 속 인물을 어떻게 진심으로 존재하게 만들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것이 바로 그가 ‘매번 다르게 보이는 배우’로 기억되는 이유다.
4. 지금의 임철수, 그리고 그가 걸어갈 길
임철수는 자신만의 리듬과 감각을 가진 배우다. 그는 어느 작품에 등장하든 ‘자신의 색’을 명확히 새긴다. 하지만 그 색은 과하지 않고, 이야기를 방해하지 않는다. 오히려 주인공의 감정선을 돋보이게 하고, 이야기의 현실성을 더하는 존재로 기능한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배역이 크든 작든, 내가 만든 인물이 시청자에게 기억되면 그게 가장 기쁘다”고 말했다. 그 말처럼 그는 연기라는 행위 자체에 진심인 배우다. 앞으로도 임철수는 주연과 조연의 경계를 넘어, 극 전체의 온도를 조절하는 배우, 그리고 가장 현실감 있게 이야기를 살리는 배우로서 더 많은 작품에서 발견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