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선화는 그룹 시크릿의 멤버로 먼저 대중 앞에 섰다. 무대 위에서 발랄한 에너지로 사랑받았던 그녀는 아이돌이라는 정체성을 벗고 배우로 성장해가며 연기력, 캐릭터 소화력, 그리고 내면의 감정선까지 점차 넓혀왔다. 그녀의 배우 인생은 ‘전향’이 아닌 ‘확장’이다. 수많은 선입견을 넘고 스스로를 증명한 배우, 한선화의 시간을 따라가본다.

1. 시크릿의 한선화, 밝고 유쾌한 시작
한선화는 1990년 부산 출생으로, 2009년 걸그룹 시크릿(SECRET) 멤버로 데뷔했다. 그룹 활동 초기엔 비주얼 센터로 주목받았으며, 예능 프로그램 《청춘불패》에서 엉뚱하지만 솔직한 매력으로 ‘백지미’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밝고 웃긴 이미지가 강했지만, 그 안에는 항상 진지함과 열정이 있었다. 음악 활동 외에도 드라마 단역, 특별출연 등을 통해 조심스럽게 연기에 발을 들였고, 예능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차분하고 섬세한 연기를 선보이며 관객의 기대를 조금씩 바꾸어 나갔다. 아이돌 출신이라는 타이틀이 오히려 그녀에게는 더 많은 준비와 진심을 요구하는 배우로서의 ‘예열기’였다.
2. 연기자로서 첫 발, 그리고 성장의 여정
한선화의 본격적인 배우 커리어는 2014년 드라마 《신의 선물 - 14일》, 《연애 말고 결혼》 등을 통해 시작됐다. 특히 《연애 말고 결혼》에서는 주연급 조연으로 출연해, 감정 변화가 많은 인물을 안정적으로 소화하며 연기자로서의 가능성을 확실히 증명했다. 이후 《장미빛 연인들》, 《학교 2017》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서 꾸준히 연기 경험을 쌓았고, 점점 더 자연스럽고 깊이 있는 연기로 캐릭터에 녹아드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아이돌 출신에게 따라붙는 '연기력 논란'이라는 무거운 시선을 담담히 연기력으로 돌파한 과정은 한선화만의 진심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3. 연기력으로 주목받은 터닝포인트
배우로서 한선화가 대중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작품은 2021년 방송된 OCN 드라마 《구해줘 2》다. 극 중 그녀는 억압된 삶 속에서 거짓 종교에 빠져드는 인물 ‘김영선’을 연기했는데, 이전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어둡고도 복합적인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했다. 감정을 폭발시키기보다는 차분하게 무너져가는 내면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호평을 받았고, ‘한선화의 재발견’이라는 평가도 이어졌다. 또한 2022년작 《술꾼도시여자들》에서는 현실적인 친구 관계와 일상의 복잡함을 다루는 코믹하면서 진지한 연기를 보여주며 연기 스펙트럼을 확장했다. 그녀는 이제 '연기하는 아이돌'이 아니라, '연기로서 진심을 말하는 배우'로 인정받고 있다.
4. 지금의 한선화, 진심과 꾸준함으로 쌓아 올린 신뢰
한선화는 화려하진 않지만 꾸준히 걸어왔다. 스타성에 기대기보다 한 작품 한 작품을 진심으로 대하며 연기자로서의 신뢰를 쌓아온 배우다. 그녀의 연기는 감정을 선명하게 내세우기보다는 조용히 스며드는 감정으로 설득력을 가진다. 최근 인터뷰에서 “지금은 연기가 너무 재미있다”고 말한 그녀는 배우라는 길 위에서 조금씩, 그러나 단단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앞으로 어떤 작품에서 어떤 인물로 마주하게 될지 기대감을 품게 만드는 배우. 한선화는 지금, 아이돌이 아닌 온전한 '배우'로서 자신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고 있다.